왕조시대에 왕비의 임신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사자에게 권력의 열쇠가 될 수도 있고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기에 무엇보다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잘못된 진단은 궁궐에 피바람을 부르기에 어의들은 임신맥의 특징을 연구하고 이를 따로 기록해 놓았다. 절대권력 앞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법이다.
임신했을 때 나타나는 태맥은 평소의 맥과 다르다. 태맥은 세게 눌러도 끊어지지 않는 콩알처럼 동글동글한 활맥의 형태를 취한다. 이는 애기가 자궁에 자리를 잡으면서 엄마의 조직이 압박되어 산모의 맥이 빠르고 강하게 뛰며 멈춤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맥이 흩어지면 임신 3개월이고 맥이 묵직하면 임신 5개월로 본다.동의보감의 잡병편에도 ‘임신맥’이라고 해서 삼부맥(손목에 있는 3부 : 촌, 관, 척)을 약하게 짚거나 세게 짚거나 맥이 똑같이 나타나면 임신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local_hospital닥터Tip : 한방에서 활맥이 가늘고 약하거나 느리면 유산이 될 수 있으니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