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은 늘 당당하다. 그러나 임산부 앞에만 서면 고개가 처진다. 팥이 태아에게 해롭다는 흉흉한 소문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가진 능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앞에 나설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소문은 제법 단단하고 확인할 수 없는 경험담까지 붙어 팥의 사방을 옥죄어 숨 쉬지 못하게 만든다. 팥의 입장에서는 그 억울함이 하늘에 닿을 정도이다.
Spoiler
local_hospital닥터Tip : 팥은 성질이 차다. 임산부는 자궁이 따뜻하게 유지되어야 태아에게 좋기에 궁합적인 면에서 상극이다. 또한 팥에는 율무와 녹두처럼 자궁을 수축하여 조산의 위험을 높이는 성분이 있어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장기간 삼시세끼를 팥만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은 위험이다. 중독 수준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팥에는 부종을 억제하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 배출을 도와주어 신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팥의 안토시아닌이 장을 자극하여 임신하면 피할 수 없는 극심한 변비 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임신했다고 무턱대로 피할 필요는 없다. 있으면 크게 신경쓰지 말고 먹어도 된다. 단, 찬음식으로 먹는 것보다 따뜻하게 데워서 먹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