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질렸던 사람은 가을이 그저 고맙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오는 것처럼 찌는 듯한 태양이 힘을 잃으면 선선한 바람이 힘을 내기 시작하여 다시금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몸이 지겨운 땀에서 벗어나 쾌적한 날씨에 환호를 외치는 순간에 모발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한다. 이 시기가 되면 탈모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도 모발이 생을 다한 잎처럼 갑자기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모발의 성장주기가 3~6년인 것을 생각하면 탈모가 아닌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